건강보험·기초연금 등 못받아
공동거주제 등 노인정책 필요
경남 전체 거주불명자 2만524명

우리나라 거주불명자(기존 주민등록 말소자)가 9월 현재 46만여명에 이르는 가운데, 이 중 집이 없고 사는 곳조차 불분명한 ‘거주불명 노인’이 전국에 9만4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인을 위한 주거정책이 따로 없고 거주불명 노인에 대한 실태조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노인을 위한 주거정책 등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료사진./리강영뉴스닷컴경남취재본부

◆거주불명자 중 20% 노인=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한국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약 662만명 살고 있다. 전 국민의 13.1%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 비율이 14%를 넘어서고, 2026년에는 이 비율이 20.83%에 이르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들 노인 중 내 집은커녕 사는 곳조차 분명치 않은 거주불명 노인은 올 9월 현재 전국에 9만4700명이나 된다. 전체 거주불명자 46만7000명의 20%를 차지한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보면 거주불명 노인은 2010년 7만7696명, 2012년 8만3077명, 2014년 9만872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경남 현황= 9월 현재 경남의 거주불명자는 2만524명(1만9141가구)으로 서울 15만1521명, 경기 10만754명, 부산 3만7355명, 인천 2만7385명에 이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자가 1만936명으로 여자(9588명)보다 1.14%가 많다. 이어 대구 1만8680명, 경북 1만7139명, 충남 1만3736명, 전남 1만2971명, 광주 8894명, 울산 6518명 등의 순이다.
경남의 거주불명자는 소폭 감소하고 있다. 2010년 2만4146명에서 2011년 2만2521명, 2012년 2만2201명, 2013년 2만1421명, 2014년 2만587명을 기록했다.
경남의 거주불명 노인은 전체 거주불명자 2만524명의 20%인 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주지 숨기면서 힘든 삶= 거주불명 노인들은 채무 등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거주지를 숨기면서 살고 있다. 대부분 집이 없거나 사는 곳조차 분명하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30.8%는 ‘내 집’이 없었다. 11.5%는 월셋집, 8.4%는 전셋집에 살고, 나머지는 자녀 집이나 노인복지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문제 있나= 거주불명자도 선거권을 갖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건강보험이나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데 대부분 아예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받게 된 거주불명 노인은 0.2%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불명 노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실태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숙을 하거나 사망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거주불명자로 등록된 경우도 있어서 거주불명 노인을 대상으로 복지정책을 펴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거주불명 노인의 주거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외성 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해체와 채무 등 경제적인 여건 외에도 자유롭고 구애받지 않고 살고자 하는 계층이 증가하면서 거주지를 숨기고 집 없이 떠도는 거주불명 노인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농촌 마을회관이나 도심 역·공원 주위의 거점 경로당, 노인복지회관을 이용한 ‘노인쉼터’를 조성해 일정 기간 거주하게 하는 ‘공동거주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리강영뉴스닷컴경남취재본부  webmaster@shinatv.com

<저작권자 © 리강영뉴스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