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리강영뉴스닷컴) 리현일편집장=진례산 중턱 송전탑을 세우기 위해 판 10m 깊이 구덩이 속에서 최현범 전 여수시의원이 1월 16일 11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 시각 송전탑 선로가 지나가는 진례산에 임야를 갖고 있거나 조상 대대로 묘를 갖고 있는 옛 적량동 주민들이 송전탑 설치 반대와 지중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시위가 끝날 무렵 시위에 동참하던 최현범 여수시 전 시의원이 '송전탑 선로 설치 반대' 피켓을 목에 건채로 갑자기 구덩이로 미끄러지듯 뛰어들었다.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순간적으로 이뤄진 일이다.

송전탑 기초 구덩이 공사를 하는 곳은 500평을 확보하기 위해 몇 십 년이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산 벚나무 등이 토막 나서 잘려나갔다. 밑 둥만 남긴 채 잘려나간 나무, 마구 파헤쳐서 맨흙 속살이 드러난 부지 등 포탄을 맞은 전쟁터 같았다.

이런 송전탑이 24기가 세워지는데 자연 파괴는 상상을 넘어선다. 이곳은 매년 4월 초 진달래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이다.

견훤을 도와 후백제를 세운 순천 김씨 시조인 진례산 성황신 김총 장군이 은거하면서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이다.  송전탑이 세워지는 선로 길이는 8.801m로 345kv 7.827km, 154kv 0.974km이다. 선로는 광양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여수변전소까지 이어진다.

정부의 호남화력발전소 1,2호기 폐지에 따라 여수산단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함이다.

전 최의원 등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은 진례산 에 송전탑을 세우지 않고, 기존에 있던 송전탑까지도 철거하고 지중화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여수시의 사업 설명회 공고 등이 날짜도 맞지 않고, 자신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이뤄진 것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여수시의회에서 주종섭 의원이 발언을 하였고, 송전탑 설치 반대 결의안까지 채택하였다. 또, 이용주 국회의원이 한전 국감에서 한전사장에게 시정을 요구했었다.

그런데도 약속과 다르게 한전과 여수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급기야는 송전탑 공사를 강행한 것이 알려져 주민들이 농성에 나서게 된 것이다.

최 의원은 끄집어내기 위해 달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긴 대나무를 휘두르고 있어 사다리마져 빼앗겼다.

구덩이 속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더욱이 추운 겨울 날씨에 산속에서 밤을 보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농성을 이어가기 위한 아무런 시설이나 조치도 없이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평소 그의 고집을 누구도 꺾을 수가 없다.

삼일동장의 극구 만류에도 불구하고 끔쩍도 하지 않아 오후 4시 경 여수시 기획경제국장까지 부랴부랴 쫓아와 직접 최 의원과 대화를 하면서 설득을 하였으나 막무가내였다.

시청으로 돌아가 전후 사정을 알아보고 방법을 찾겠다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문제는 구덩이가 흙 돌 부스러기 이어서 구덩이 흙벽에서 돌들이 무너져 내려 다칠 염려가 크다. 밤새 추위를 견디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다.

지인들이 바닥에 깔 수 있도록 종이깔개, 비닐, 천 등을 확보해 위를 가리게 하였다. 추위를 이기기 위한 침냥을 가져왔지만 산속 구덩이에서 추운 겨울밤을 보낸다는 것은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어두워져서도 발길을 돌리지 못 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여수시민연대회의 정한수 상임대표가 컴컴한 밤인 저녁 7시가 넘어서 찾아와 밖으로 나오기를 종용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후 평소 최 의원과 이 문제로 만났던 한전건설 광주전남지사 담당 과장이 찾아와 최의원과 대화를 시도했다.

GS칼텍스 공장 굴뚝에서 폐가스를 소각하는 불빛만 보일뿐 사방이 어두워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진례산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고 지중화를 요구하는 전 여수시의원의 돌발적인 송전탑 기초 공사 구덩이 속에서 단식농성 2일차는 지나가고 있다. 3일째는 어떻게 합의가 되어 구덩이에서 나올지 모르겠다.

절대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아예 버려라. 당사자는 한국전력만 이 문제를해결할 수 있다. 더 이상 불상사가 나서는 안 된다. 요지경이 될 때까지 대한민국 정부와 관련 부서에서는무엇을 했는가?  이들은 (구)여천군 삼일면(여수시 삼일동)의에서 탯줄을 끊은 원주민들이다.

국가발전을 위해 양보와 희생으로 참고 참아 왔다. 이들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기에 조상대대 살아왔던 생활 터전을 국가발전에 내놓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아픔이 있다.

정말 무섭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어 이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 참으로 참담하다. 50년 동안 여수시민을 눈 먼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또 이런 식으로 지역민을 욕 먹이는 것인가?

두고 보겠다!!

더 이상 여수시민을 우롱한다면 성난 민심의 심판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잘 알고 처신하라.

리현일편집장  webmaster@shina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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