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팀은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만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짓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친박계를 향한 대선자금 지원 의혹은 혐의없음으로 그냥 덮어버렸다.

물론 이는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한 상황에서 리스트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인과 증거를 찾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수사팀까지 꾸리고 착수한 수사치고는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다.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는 가장 먼저 천정배 의원이 특검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도 특검을 주장하며 극렬 반발하고 있다.

일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성완종 전 회장의 리스트에 적힌 권력핵심과 가까운 친박계 정치인들의 뇌물수수 의혹이나 2012년 대선자금 공여 또는 수수의혹이 아니라 성완종 회장의 특사관련 로비의혹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가 연루된 의혹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검찰의 수사에서 경남기업 임원이던 김모씨는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첫 특사 직후 “성 전 회장 지시로 노씨에게 3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성 전 회장이 2007년 12월 ‘행담도 비리’로 집행유예형을 확정받자 노씨를 찾아가 특사를 부탁하면서 노씨 지인이 운영하는 H건설사에 지원해주기로 했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노씨를 불러 수사한 검찰은 노씨가 사면 관련 부탁을 받고 경남기업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의심했으나, 2008년 7월 이후 금품거래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변호사법 위반죄의 공소시효(7년)가 완료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이처럼 특사 관련 정황은 밝혀낸 데 비해 정작 그동안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 중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리스트 속 6명을 둘러싼 의혹은 모두 덮어버린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미흡한 결론을 내놨다.

홍문종 유정복 서병수 이병기 등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켐프 핵심으로 일한 정치인들의 이름이 리스트에 들어 있었던 관계로 대선 자금 제공 의혹이 국민적 관심을 끌었지만, ‘대선 3인방’으로 불린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났다.

특히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언론인터뷰에서 직접 대선 자금 명목의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홍 의원에 대해 “대선 당시 성 전 회장을 사적으로 알지 못했고, 어떠한 금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받아들였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지에 이름과 함께 각각 3억 원과 2억 원이 적혀 있던 유 시장과 서 시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박근혜정부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도 미제로 남았다. 검찰은 7억 원을 수수한 의혹이 제기된 허태열 전 실장과 금액 없이 이름만 기재된 이병기 실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을 찾지 못했다. 김기춘 전 실장도 2006년 9월 성 전 회장에게서 10만 달러를 수수한 의혹이 불거졌으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 같은 수사결과를 받아들이는 국민은 없다. 당장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우리 검찰의 위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관련 기사마다 500~700여 개의 댓글들이 주렁주렁 달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댓글 90%가 검찰을 비난하는 내용인데 내용 국가 소추권을 가진 검찰로서는 창피를 느껴야할만큼 신랄하다.

mgb2****진짜 의혹만 남는 수사내요. 바끄네 정부 정말 멋쩌부러. 돈 준 놈은 죽었고, 줬다고 한 놈 죽었고 받았다는 놈 오리발 ㅋㅋ검찰수사는 닭발 수사 ㅋㅋ2015.07.02 오후 7:09 모바일에서 작성 답글30 공감 1097 비공감 24

p244****이러니 정치검찰이라는 소리를 듣지. 아직도 멀었다.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럽고 환멸감의 든다.2015.07.02 오후 7:13 모바일에서 작성 8 공감 934 비공감 7

soon****검찰아~ 너네들도 이 수사 결과가 부끄럽지??2015.07.02 오후 7:40 모바일에서 작성 공감 205 비공감 2

youn****이게 대한민국의 법이란 말인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 언제나 민주주의가 찾아올까...2015.07.02 오후 7:24 모바일에서 작성 공감 191 비공감 2

akej****이런 나라 정말 짜증난다.2015.07.02 오후 7:30 공감 189 비공감 2

tae8****공주님 왈 참 잘했어요. 머 묵고 싶노? 고기 사주까?2015.07.02 오후 7:12 모바일에서 작성 공감 180 비공감 1

hill****충견들 그러니 개 검찰이라 하지. 양심에 화인 맞은 자들 아무리 죽은 자는 말이 없다하나 해도 너무한다. 억울한 성완종씨가 니들 다 몰락하게 만들었음 좋겠다. 사람 못된 것들 개보다 못한 것들 나라가 닭과 개만 판치네.2015.07.02 오후 7:14 모바일에서 작성 공감 163 비공감 1

댓글 내용이나 공감지수가 맹렬한 검찰 비난으로 일관된 댓글들이 수백개가 주렁주렁 열린 것이다. 포털 다음은 인용할 것도 없이 네이버 뉴스란만 해도 검찰이 정말 기소독점권을 가진 조직으로 남겨둬야 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일 오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오늘 검찰이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는 국민 누구도 믿지 않을 ‘물 타기’, ‘흠집내기’ 수사 결과”라며 “국민은 성역 없는 수사로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밝히라고 했는데, 검찰은 정치검찰의 실체만 드러냈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하여 3일 의원총회 열고 규탄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 대변인은 “썩을 대로 썩은 검찰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이제 특검 외에는 진실을 밝힐 방법이 없다”라며 "국회가 나서 특검으로 대통령 측근 인사의 비리와 불법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특검도입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요구하며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비리를 감싸는 어리석은 행태는 결국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도 즉각적인 독립 특검 실시를 요구했다. 문정은 정의당 대변인은 “검찰은 사건의 본질인 2012년 대선 불법자금 의혹을 털끝하나 건들지 못했고, 증거인멸 정황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의 심기만 살펴온 검찰이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수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 국민은 아무도 없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검찰 수사 전부터 한계를 예견하고 특검 실시를 주장해왔다”라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즉각적인 독립 특검 실시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트검 도입을 주장했다. 천 의원은 “성완종 게이트가 드러난 직후인 4월 12일 지체 없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면서 “김대중 ․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특검으로 가자고 주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의원은 “그러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 사건을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초동수사가 엉망이었다면, 이 사건에 대한 제1야당의 초동대응은 그 보다 더 엉망이었다.”고 검찰의 부실수사를 용인한 문재인 대표를 비난했다.

이어서 천 의원은 “이번 검찰 수사 결과를 납득할 국민은 없다.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특검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특히 초동대응에 실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이라도 성완종 게이트에 대해 특검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두만 컬럼니스트  shina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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