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선 화성인들이 금성인들을 단 한번 얼핏 보았을 분인데도 그들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느낌을 갖게 되었다.

사랑에 빠진 화성인들은 얼른 우주여행 방법을 고안해서 금성으로 날아갔다. 금성인들은 마음으로부터 그들을 환영했다. 그들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고 예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랑을 위해 가슴 활짝 열었다.

그들의 사랑은 마법 같았다. 그들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고 무엇이든 함께 하고 나누면서 기쁨을 느꼈다. 비록 서로 다른 욕구와 기호, 행동양식을 이해하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몇 년 동안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지구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 모든 것이 근사하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지구환경의 영향으로 갑자기 그들은 이상한 기억상실증-선택적 기억상실증-에 걸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게 되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자신들이 서로 다른 행성 출신이고 따라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서로의 차이점들이 기억에서 모두 지워지면서 그들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내용은 1992년에 출간된 존 그레이의 소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서적의 첫 서문입니다.

30여 년 간 부부관계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25000쌍의 불화를 겪는 부부들을 위하여 세미나, 강연, 저술 등을 통하여 이혼 위기를 겪는 부부들을 성공적인 결혼으로 복귀 시켰는데요.

이혼 위기에 상담소를 두드리는 분들을 위해 먼저 이 책을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남녀의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잘 보여줘는 책이죠.

암튼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이 땅의 부부들에게 이 책은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앳된 그녀는 벌써 아이가 둘인 아기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남편은 몹시 몸이 약했고 결혼 전엔 그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시댁과 시누이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위장을 반으로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좋아 거의 건강한 사람으로 돌아왔지만 늘 물가에 내놓은 자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화성에서 온 남편의 하소연: 집에 들어오기 싫음. 술은 못함. 집에 들어오자마자 게임이나 TV를 보는 일로 하루를 마감. 아내를 이해하려고 노력. 그러나......!

*화성에서 온 남자의 말: “너는 할 줄 아는게 뭐야?”

*금성에서 온 그녀: 육아에 힘듬. 남편의 도움 절실.

*금성에서 온 여자의 말: 남편은 잘 잊어버림. 남편은 거짓말쟁이......!

이 부부의 패턴을 보면 남편은 ‘미스터 수리공’ 역할을 하면서 아내의 감정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아내는 ‘가정진보위원회‘를 조직한 뒤 홀로 고군분투하며 남편을 매도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빨간 단추‘를 서로 열심히 누르기에 바빴던 것입니다.

<빨간 단추란?>

인간관계에 있어 ‘갈등지점‘이라고 표현하는 심리학적 용어. ’폭발지점‘ 혹은 ’스트레스‘ 지점이라고도 한다. 사람은 대화할 때 자신의 ’말하는 방식, 보디 랭귀지, 맹점‘이 있다. 또한 듣는 사람도 자신의 ’왜곡필터‘가 있기 마련인데 이러함으로 ’핀치(꼬집기) - 크런치(폭발)‘하게 되는 어떤 지점을 상대방은 건드릴 수 있다.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 ’빨간 단추 누르기‘는 금물이다. 그 버튼은 누르자마자 폭발한다.

예)

남편: 당신은 당신 엄마랑 똑같아!

아내: 지금 그게 도데체 무슨 말이야?

부부유별이란 말이 있습니다. 오륜(五倫)의 하나이면서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엄격히 지켜야 할 인륜(人倫)의 구별이 있다는 말이죠.

이 부부유별과 정절 관념은 여성에게 순종의 기질이 몸에 배도록 했다고 ‘고려대 국어 대사전’은 설명합니다. 저는 이 말을 좀 더 다르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부부유별이란 ‘남녀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부부 사이에 지켜야 할 인륜의 구별’을 혹시 우리는 ‘여성이 지켜야 할 정절 관념’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는지나 않는지 말입니다. 이러한 유교적 도덕관념 때문에 ‘칠거지악’이라는 우습지도 않은 올가미가 조선 여인들에게 빙의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부에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권했습니다.

특히 함께 P. 31-50쪽을 함께 읽으면서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고 했죠.

특히 남편에게 P.171-198 쪽을. P. 219-221은 아내가 신경 써서 읽어보라고 했는데요. 물론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결혼 생활에서 어떤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이 책을 읽어 보면 자신에게 맞는 페이지를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30여 년간 수없이 많은 위기의 부부들을 가정으로 다시 돌려보낸 저자를 저는 부부들을 위한 연금술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가정을 지키고 싶은 의지의 여러분들께 이 책을 즐겁게 추천하는 바입니다.

                                                                              <본지 컬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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