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리강영뉴스닷컴 =26일 오전 11시 광주시 서구 A전세버스 업체에는 번호판을 뗀 크고 작은 30여대의 버스가 차고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전세버스 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사진출처:  광주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

26일 오전 11시 광주시 서구 A전세버스 업체에는 번호판을 뗀 크고 작은 30여대의 버스가 차고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A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충격은 상상 이상”이라며 “이대로 가면 살아남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서 전세버스 270대를 보유하고 있는 A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 수요가 대폭 감소하면서 지난 상반기 동안 70여명 가까운 기사가 퇴사했다.

또 버스 보험료라도 아끼기 위해 영업용 번호판을 휴지하는 업체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회사 버스 50대가 번호판 휴지에 들어갔다”며 “지출비용을 최소화히기 위해 마른수건 짜듯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버스 10대를 운영하는 B업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의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몇 달 새 3명의 운전기사가 퇴사했다.

이 업체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운전기사 월급을 해결했는데, 몇 푼 안 되는 기본급으로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진 기사들이 택시 운전이나 대리기사로 전직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 주말 예약 건은 전부 취소됐고, 9월 중순까지 예약된 건에 대해서도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메르스나 사드 사태 때는 2∼3개월 지나면서 원 상태로 회복했는데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며 “그나마 다행인 건 고용유지지원금이 60일 연장돼 한 숨은 돌리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전세버스업계는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휴업·휴직 수당의 90％까지를 지원하는 제도다.

광주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집계한 올해 상반기 운행기록증 발급은 2,300여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8,000건보다 87% 줄었다.

관광·소풍·견학 등이 몰리는 3∼5월의 운행 감소율은 93∼97％에 이른다. 이 시기 코로나19가 확산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B 업체 대표는 “버스 1대가 한 달 800만∼900만원을 벌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며 “업주와 운전기사 모두가 언제 끝날지 모를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버스 1대 가격이 2억원에 육박하고, 할부금과 보험금, 인건비 등이 꼬박꼬박 나가는 상황이어서 더는 버티기 힘든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주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기사들이 생계 보장을 못받고 있다”며 “타 지역인 충북과 충남, 전남 일부지역은 차량대수별로 50만원씩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어 그나마 형편이 나은편”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메르스와 사스 사태가 터졌을때도 지금처럼 불안하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가길 희망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에는 35개의 전세버스 업체와 버스 946대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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