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즐거웠어, 재미있었어!’ 하는 말보다는 ‘어휴!’라는 한숨으로 요즘 계속 터져 나오는 코로나 환자들의 수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한 마음으로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는 평상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분노조절장애’인지 모르겠다며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예전보다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알고 보면 사소한 일로 마음을 끓이면서 해소되지 않은 사소한 감정들을 크게 키운 일들이 많습니다.

음. 먼저 화와 분노의 차이점부터 말씀하고자 합니다. 화는 '상대방을 아프게 하고 나 자신이 위로 받는 것'을 말하며, 분노는 '상대방을 아프게 했는데 나중에 나도 아픈 맘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공식적이지는 않으나 ‘세계대백과사전‘에 기재된 ’홧병’이란 말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 화병(火病) 또는 울화병(鬱火病, 영어: somatization disorder)은 한국에서 스트레스를 발산하지 못하고 참는 일이 반복되어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신체화 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공식적인 정신의학적 질병으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으며, 우울장애 중 신체화증상이 주가 되는 한 양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정신과 협회에서는 DSM-IV에 화병을 로마자로 'Hwabyeong'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등록했으나, 이후 삭제되었다.

(출처: 글로벌세계대백과사전)

유독 ‘한국’에서 스트레스성으로 유발되는 신체관련질병으로 기재된 병명이면서 잘 보면 후반부에 미국 정신과 협회에서까지 심각한 ‘문화증후군 정신질병‘으로 기재했으나, 웬일인지 삭제되었습니다. 연구 자료가 부족했지만 자국이 아니니 연구비를 책정할 엄두가 나지 않았겠지요.

홧병은 그만큼 우리에게 친근한 말이고 특히 우리나라 성인 여성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왜냐하면 ’화’는 보통 여성들에게 많고, ‘분노’는 특히 남성들이 더 터뜨린다는 게 상담학계의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화’는 시시때때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적당하게 풀어야 합니다. 무조건 참으면 우울해지고 신체 관련 증상이 뒤따라오기 때문입니다.

‘화를 내다’ 즉 화는 밖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참고 견딘다고 해서 풀어지는 게 아닌데도, 아무 일도 없는 척, 아닌 척 하다가 큰일 당하는 게 바로 ‘홧병’입니다.

대신 ‘분노‘는 조절해야 합니다. 어떤 특수한 상황에 있어 조절이 가능한게 정상인거고 또 조절을 한다는 것은 특정 상황이나 특정 장소에 의해 나오는 거를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부인과 딸이 생겼고 그토록 원하던 스포츠카를 사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카를 샀던 그 날 너무 기분이 좋아서 저녁에 차를 보려고 차고에 내려갔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아보니 어린 딸이 못을 들고 차를 긁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그만 이 남자는 이성을 잃고 손에 공구를 쥐고 딸의 손을 짓뭉개버렸습니다. 딸은 대수술을 받았지만 손을 절단해야 했습니다.

수술이 끝나서 깨어난 딸은 아빠를 보자마자 절단 된 손을 비비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다시는 그러지 않을까요. 용서해 주세요." 아빠는 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서 그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얼마 후 경찰분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빠가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자살을 한 이유는 집으로 돌아가 차고에서 스포츠카에 딸이 긁어 놓은 글씨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아빠 사랑해요(I love you, daddy)'"

이 남자는 화를 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거였지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화‘든 ’분노‘든 어쨌든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다들 어렵습니다.

우리 신체도 그러합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일어나기 싫은데 뇌가 일어나라는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지요. 그럴 때일수록 ’긍정적‘으로 생각을 만들어야 합니다. 꼭 그래야만 합니다.

■ 박주희 (본지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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