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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강영 컬럼>여수의 낙락장송(落落長松) 이어라.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
리강영선임 기자 | 승인 2020.12.30 09:31
<사진출처: 리강영뉴스닷컴>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제 독야청청하리라.

조선 제5대왕이었던 단종이 삼촌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영월로 유배를 떠나자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발각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성삼문의 (1418~1456)의 詩이다.
낙락장송(落落長松)이란 가지가 땅을 향해 늘어진 소나무이다.
본시 모든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다. 그것은 소나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런 소나무중에 가지를 땅으로 내려 뜨리는 나무가 있다. 바로 고산의 소나무중에 많은 눈이 와서 가지에 내려 앉으면 가지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앉는 나무이다.
그런데 성삼문은 자신의 심경을 이 소나무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왜 그는 가지가 휘어지는 아픔을 견디면서도 눈(雪)의 무게를 감당 하려고 했던 것일까?
 

<사진출처: 리강영뉴스닷컴)

2020년 9월15일 전남여수시 제1청사에서는 (사)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전법인대표인 김 모씨의 여수여성자활센터의 여성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 그리고 갑질 등 인권침해를 알리는 김정아씨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녀의 폭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김정아씨에 의하면 전(사)전남여성인권센터의 전법인대표인 김 모씨는 취약계층 여성들이 일하는 식당에서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외국인 여성 A씨에게는 처지를 악용하여 월급도 삭감하여 지급하였으며, 지적능력이 떨어진 이용자는 근무시간외 개인적인 일을 시키거나 시급을 이유로 규정에도 없는 결과물을 요구하는등 여러 가지 갑질을 당했다.

심지어 자활센터 이용자의 과거 전력을 손님에게 발설하고 자신의 SNS 에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들이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으로 자해를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폭로 했다.(이에대해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전대표측에 여러번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그럼 이후엔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후의 상황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남도청에선 법인대표를 해임했으나 소위 법인비상대책위원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마땅히 징계받아야 할 김 전이사장은 놔두고 오히려 비리를 폭로한 김정아씨와 그가 소속된 시설의 시설장 장모씨, 회계부정을 고소한 M활동가를 법인회원에서 제명 시켰다. 


또 이쯤되면 신속히 일을 처리해야 할 여수시마져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모양새이다.
여수시와 k모 도의원은 보조금 사용내용을 조사한다고 엉뚱하게도 김정아씨가 소속된 단체의 회계감사를 시행하였다 한다.

여기에 더하여 김 전대표는 김정아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른 놈이 더 화를 낸다는 말이다.

여수시는 감독을 잘못한듯 하고 김전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회개하여도 모자랄 판국에 도리어 부정을 폭로한 김정아씨와 그가 섬기는 단체를 군박하는 모양새라니....'


김정아씨가 사회의 음지에서 살아왔던 여성들을 돕고자 센터에 취업을 한 것은 2019년 1월이었다.
그녀에겐 남다른 열정이 있었던것은 아니지만 한때의 실수로 잘못된 세계로 빠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은 기꺼이 헌신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이 분들을 도우면서 가졌던 가장 큰 보람은 새로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을 때입니다'

김정아씨는 자신이 돌보는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 사회생활을 하는것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떤경우는 정신적으로 부족하여 잘못된길로 들어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돌볼 수조차 없었던 사람도 김정아씨의 도움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게 되기도 했다.
어떤이는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도와 취업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녀가 보인 헌신은 단순히 월급을 받기위한 것이 아닌 사람에 대한 애정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애정이 고통받는 그녀들에게 불합리한 요구와 행위를 하는 사람에 대한 분노가 되었고 결국 시민사회에 사실을 폭로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거창한 애국이나 충절은 아닐지라도 오직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 하나였다..

'사실 처음에는 조용히 내부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김전이사장에게 몇 번이고 면담요청도 했고요. 그러나 김전 이사장이 한사코 만나기를 거부해서 결국 이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라고 그녀는 말한다.

 김정아씨의 폭로가 여수시의 만연된 비리에 대한 폭로나 악을 진멸하고 의를 세우기 위한 거창한 구호가 아니래도 좋다.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물들어가는 이 사회에서 한 그루의 낙락장송이 되어 약자들을 보호하고자 용기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여수시에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진출처:리강영뉴스닷컴 >

 그러나 그녀가 진 짐이 너무 무겁다. 그녀에 대한 김전대표측의 고소가 이어지고 여수시의 감사가 이어지면서 본질은 흐트러 지고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이러한 때 여리디 여린 이들의 낙락장송이 되고자 했던 이 여린 김정아씨의 낙락장송은 누가 되어줄 수 있을까?

성삼문은 유학자이다.

공교롭게도 유학의 시작이랄 수 있는 주공( 周公)은 무왕을 도와 역천을 통해 상(商)나라(BC1600~BC 1046)의 왕권을 찬탈한 자이다. 그런 그가 들고 나온것이 덕치(德治)다. 즉 상나라의 천손사상을 뒤엎고 인본주의의 유학(儒學)이 태동한 계기이다.

 이 덕치주의는 군주가 덕이 없으면 쫒아내야 한다는 맹자의 사상으로 발전하였다. 그래서일까? 포악한 수양마져도 덕치를 위해 역천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신숙주 같은 사람도 그러한 수양대군의 역천에 동참한 것이었으리라.
이러한 시대에 성삼문의 결의는 단종에 대한 유학자의 충심이라고 보아야 할까?


어쩌면 성삼문의 단종에 대한 충절은 공맹(孔孟)의 도(道)가 아닌 한 없이 나약한 어린군주에 대한 연민에서 나온것은 아니었을까?
성삼문의 싯귀가 오늘도 우리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닐까?
 연약한 사람들의 낙락장송이 되어주고자 했던 김정아씨, 그래서 그 고통을 설산의 낙락장송처럼 감내해야 하는 김정아씨를 위해  이제는 우리가 그녀의 낙락장송이 되어 줄 순 없을까? 그것이 성숙한 시민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리강영선임 기자  yosul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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