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동은 그 사람의 인지(사고, 생각, 정서 등)가 좌우합니다. 인지는 문화권마다 다르겠지요. 예를 들어 한국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인지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되죠.

하나의 구체적인 예로서 한국사람들은 ‘빨리빨리’의 문화가 있습니다. 직장에서 빠릿빠릿, 가정에서도 후딱후딱, 배달은 총알배달 등 온 사회에 ‘빠름’을 추구하는 문화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빨리빨리 지어 건물도 부실공사가 많고, 줄 서는 것도 싫어하고, 자동차들도 먼저 가려고 빵빵 서두르기 때문에 세계 1위의 교통사고국가라는 딱지도 달고요.

그러나 이러한 행동양식이 경제적으로는 세계 전례가 없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기도 했으니 참 아이러니하지요.

우리사회가 만들어 낸 ‘집단적 인지’의 또 다른 예로서 숫자 3을 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학생들에게 1부터 10까지 1개의 숫자만 선택하라는 실험을 한다면 한국학생은 3, 중국학생은 8, 미국학생은 7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심리학 교수도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학생들도 7을 선택할 확률이 높기는 하겠지만요.

그래도 3의 확률은 더 높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인의 집단적 인지 속에는 숫자 3에 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인지로 인해 ‘작심삼일’의 심리적 원인을 풀 어볼까요.

한국인에게 3이란 숫자는 완벽을 의미하는 숫자입니다.

무엇이든지 삼 세 판이고, 3에서 벗어나면 무언가 허전해지고, 3을 넘어가면 무언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 3이 주는 강박 관념이지요.

이 강박 관념이 실제화할 때 강박 심리가 되지요. 미국인이 7, 중국인들이 8이란 강박 숫자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요.

3의 문화적 심리를 이루는 큰 조건 중의 하나가 ‘의식주’입니다. 즉 ‘입는 것, 먹는 것, 거주하는 것’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모든 나라의 문화심리의 핵심입니다.

그럼 우리나라 3이란 숫자가 의복에 미치는 영향을 볼까요? 한복의 구성을 보면 머리, 허리띠, 신발 등 총체적으로 3의 구성을 가지고 있지요.

먹거리에서의 3의 숫자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밥상을 들여다보면 밥, 국, 반찬‘이라는 3의 구성으로서 반찬 구성을 들여다보면 숫자 3첩 반상은 있는대로 차려먹는 서민들의 밥상차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숫자 3은 그만큼 다가가기 쉬운 숫자입니다.

또한 장의 구성도 간장, 고추장, 된장의 3장의 구성이 있으며 한옥의 기본 설계도 ’기둥, 보, 도리‘의 3요소이지요. 집도 안정성을 위해서 삼각형 구조를 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피라미드와 에펠탑이 삼각형 구조가 아니던가요. 이렇듯 숫자 3은 ’완성, 완벽‘을 나타내고 숫자 3이 아니면 완벽하지 않다, 완전하지 않다는 강박심리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있습니다. <출처: 이슈 인 심리학, 이재연>

그리고 숫자 4에는 ’죽음, 부정‘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 3을 향해 열심히 애쓰다가 숫자 4를 맞닥뜨리면 갑자기 힘이 빠지고 뭔가 부정적 개념이 작동합니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거나, 생각을 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생각이 많이 나는 현상을 ’사고억제의 역설적 효과‘라 하는데 숫자 4와 부딪혔을 때 자꾸만 숫자 4를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생각이 된다면 바로 이 개념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숫자 3에 매달리는 것이지요.

우리말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 이 속담들은 ‘초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말인데요. 왜 사람들은 초심이란 말을 자주 쓸까요? 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쓴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한 해가 가고 또 다른 한 해가 문간을 기웃거리는 12월 마지막 주 목요일입니다.

‘초심’을 만나는 새해, 무슨 계획이든지 성공을 빌어요. 초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 우스갯소리 같지만 저는 ‘작심삼일’을 3일마다 새로 세우라고 말씀드려 봅니다.

똑같은 일을 늘 3일만 몇 번 계속하다 보면 습관으로 굳어져서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의하시면 좋아요 꾸욱 눌러주는 센스!

<본지 컬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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