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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편집장의 직언직설>한 해가 끝날 즈음에 나눔과 배려를 생각하며...
이현일 편집장 | 승인 2021.01.02 12:49

사람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어떤 식으로든 갚으려는 마음이 올라오는 게 인지상정이다. 도움을 준 사람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도와준 경우라 해도 그 고마움이 마음에 남아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하게 된다.

어떤 때는 여유가 된다면 선물이나 음식 또는 금전으로 답례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나 사람을 소개해 주어 마음의 빚을 갚기도 한다.

어떤 재산가가 자신을 ‘억대 거지’라고 표현하는 말을 하는 적이 있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마음의 가난을 면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환자를 고치는 의사가 자신을 마음의 병자라고 표현하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자신의 직업에서 보람을 느낄 수 없다는 의미였다.

재산이나 명예, 권력을 지닌 사람도 자신의 인생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남이 들으면 배부른 푸념이라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공이나 성취가 반드시 인생의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오직 성공과 성취만 중시하는 목표 제일주의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 인생에서는 성공과 성취 이후의 삶을 어떻게 펼쳐 가는가에 따라 인생의 전체적 의미가 달라진다.

성공하고 성취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이 곧 인생의 기쁨과 보람으로 직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성공과 성취는 개인적인 차원의 이룸이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남과 경주하여 자신의 목표를 이뤄낸다. 돈을 벌고 부를 이루고 자격을 얻으며 명성을 얻는 일이 모두 그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성공과 성취를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은 뒤부터는 자신의 전문성을 세상과 공유하고 나누는 일에 써야 한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은 그것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의사가 된 사람은 자신의 의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료해야 한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신념으로 착한 일을 하면서도 물 위를 걷듯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부와 권력 명성에 대한 책임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눌 줄 모르는 재산은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이바지할 줄 모르는 전문성은 단지 돈을 버는 기술로 전락하고 만다.

성공과 성취는 세상으로 나아가 이바지하고 기여해도 좋다는 훌륭한 자격을 의미한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자신의 재산을 세상에 나누는 일에 골몰하는 건 그것이 성공과 성취보다 훨씬 소중하고 값진 차원임을 알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물적 가치로 바꿀 수 없는 근원적인 기쁨과 보람이 있고 그것은 세상을 밝히는 광휘로 되살아난다. 세상에 성공하고 성취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것을 세상에 밝히는 발판이나 거름으로 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부와 명예를 얻고도 우울증에 시달리고 전문직에 종사하면서도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 자신 안에 갇힌 삶을 살기 때문이다. 인생의 기쁨과 보람은 성공과 성취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것을 발판 삼고 거름 삼아 세상에 이바지하고 기여할 때 비로소 온전한 생명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그것이 나눔이고 그것이 공존이다.

나눔을 통한 공존, 공존을 통한 나눔은 생명세계의 근원적인 그물망이다. 반드시 성공하고 성취해야만 나눔과 공존에 기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하는 일의 의미를 개인적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세상과의 연결고리로 삼으면 보람과 기쁨의 근거가 절로 눈을 뜬다. 우리는 모두 ‘나’라는 낱단위에서 출발하지만 나눔과 공존의 의미에 눈을 뜨면 ‘작은 나’는 죽고 모두가 하나 되는 우주적 자아가 눈을 뜬다.

나누는 마음, 그것이 곧 모든 것을 여는 마음이다. 베푼다는 건 자신에게 필요 없는 걸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소중한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기에. 코로나 때문에 일상을 살기도 어렵고 더구나 서민들은 주머니가 가벼워져 살림살이가 평범한 일상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지만, 세모의 길거리에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약소하나마 나눔의 성의를 베푸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따뜻하고 훈훈한 송구영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현일 편집장  webmaster@shina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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