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는 표상체계(representational system)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표상체계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개인이 선호하는 단어들을 의미합니다.

시각, 청각, 신체감각!으로 나뉘어지는 이 표상체계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단어들이 다르다고 합니다. 즉 어떤 사람들은 시각적인 단어를 좋아해 시각적인 단어로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청각적인 단어로 대화하면 반응이 좋으며, 신체감각적인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신체감각적인 단어가 대화에 들어가야 인상을 펴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쩌면 3 : 4 : 3 이라는 비율이 이래서 생겨난 수치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10명 모이면 나를 죽자살자 좋아하는 사람이 3명, 중립적인 사람이 서너명, 죽자살자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3명 정도라는 심리학적 가설이죠.

다시 본론입니다. 사람이 시각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는 생식기 즉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나와 타인이 아니라 나와 나를 보는 타인으로 인지의 변화를 가진다고 하네요. 이 표상체계에서 중요한 점은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좋아한다”라는 감정입니다.

사춘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이 시기의 아이들과 시각적 대화를 잘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음, 보는 눈이 있구나, 오늘 머리손질 잘했구나, 가방색깔 잘 골랐네 등등!"

수없이 많은 상황에서 시각적 관점으로 자녀와 대화를 해보세요! 이렇게 시각적 대화를 좋아하는 자녀는 시각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이 좋은데요. 즉 방의 벽지 색깔이나, 옷색깔 등등 자녀가 좋아하는 색깔로 무엇이든 디자인을 해 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시각적 아이들은 장식하고 치장하고, 물건 하나라도 독창적인 제품을 좋아합니다.한 마디로 관찰력이 뛰어나죠!

또한 청각적 대화를 좋아하는 자녀에겐 다음과 같이 대화해보면 어떨까요! "그 말이 괜찮을 것 같아, 그래, 지금 네 의견이 그때 네가 말하려던 것 같아, 다시 말해줘서 고마워" 등등, 이렇게 소리에 민감한 아이들은 음악을 좋아하고, 남말에 귀가 좀 얇은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을지도? 이 점은 연구가 안되어있어서 그냥 엄마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그래서 이런 청각적 특성이 강한 아이를 자녀로 두었다면 귀를 잘 휸련해 주어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음은 촉각에 민감한 자녀들입니다.

아주 감각적인 대화를 선호합니다. 요점을 잘 파악하고, 특히 상대 의중을 미리 간파하는데 선수들인 사람들입니다. 요즘 z세대 아이들이 그런 편이죠. 촉각이나 감각이 먼저인 디지털 포노 사피엔스, 디지털 원주민들인 이들은 직설적이면서 명확한 대화를 원합니다.

"핵심을 잘 짚어서 말하네", "설명이 쉽고 간결하네", "내 맘에 쏙 들게 말하네", "확실하게 전달하네"와 같은 칭찬과 신체감각적인 대화를 해주어야 하죠.

물론 이 세 가지 표상체계 모두 우리 안에 있는 있습니다. 요점은 경향성일 따름입니다. 시각적인 자녀들에겐 청각적 요소, 신체감각적 대화를 이해하도록 배려심을 집어넣어주면 좋겠죠. 청각적 자녀, 신체감각적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로요.

! 어쩌면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가 내 안에, 자녀 안에 있을지 모릅니다.

날고싶지 않은 독수리, 책 한 권 소개드리면서... 오늘 곰곰이 생각해 보시죠.

   박주희<본지 컬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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