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우화)의 江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우화(寓話) ; 다른 사물에 비겨 의견이나 교훈을 은연중에 나타낸 이야기.

이 시를 읽으면 행복한 사람의 미소가 저절로 떠오르지 않나요? 그런 사람의 삶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이 사람은 제일 먼저 무엇보다도 편안한 모습일 것 같습니다.

얼굴이나 자세나 태도 등에 있어서 여유가 있겠죠. 경제적으로 넉넉하건 넉넉하지 않건 간에 늘 웃는 인상이라 여겨집니다.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내면적 사항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보자면

<삶의 의미, 삶의 만족도, 스트레스, 정서>의 균형일 것 같습니다.

삶의 의미란 먼저 추구할만한 점은 따르거나 자신에게 적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면은 과감하게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지요. 그래야 더 선명하게 다가오니까요. 더욱더 견고하고 구체적이 될수록 삶의 의미는 커지겠지요.

두 번째로 삶의 만족도입니다. 이 부면을 저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싶네요!

일에서, 관계에서, 사랑에서 기쁨에 접속하라!

자기 자신이 해낸 것을 즐기는,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 by 괴테

세 번 째는 스트레스입니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의 홈즈 박사팀은 ‘생활변화 지표 척도’를 개발하고, 배우자의 죽음(100점), 이혼(73점), 별거(65점), 가까운 친척의 죽음(63점), 심한 부상이나 질환(53점) 등의 43가지 상황에 대해 각각 스트레스 점수를 매겼지요.

이렇게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 긍정이라는 약을 시도 때도 없이 처방해야 합니다. 긍정이라는 알약을 삼킴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해야 합니다. 스트레스가 밀려올 땐 몸을 움직여 주어야 하지만, 의외의 방법도 있습니다. 글쓰기나 독서입니다.

다음은 네 번 째로 정서입니다. 우리 사람에게는 정서지능이 있습니다. 이 지능은 청소년 시기에 다시 한 번 더 되새김질을 합니다. 에릭슨은 사람에게 ‘결정적 시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시기에 해야 할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설입니다.

성격 형성과정의 각 단계에서는 심리적 위기와 갈등을 겪게 되며, 이를 극복함으로써 건전한 성격이 형성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하여 후세 학자들이 증명했습니다. 동물은 결정적 시기를 놓치면 그대로 끝이지만 사람은 다릅니다.

어렸을 때 아무리 심한 트라우마로 힘들다 하더라도 사춘기에 다시 한 번 더 재조정 되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함부로 평가해서도, 섣부른 판단도 금물이죠.

오늘 내 정서에 무슨 감정이 들어있는지, 천천히 살펴보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하세요!

<본지컬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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