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란 말을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관계에 있어선 대상이 인간이거나, 신이거나, 또한 동물과 이 세상 모든 것들과 함께, 아니면 혼자서도 만들어지는 심리적 공간, ‘결‘을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늘 한결같다는 말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으로 서는 일, 한 그루 나무처럼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한결같이 서는 일, 보통 일이 아니지요.

평소 나무를 보면 ’기도를 하는구나!’, 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온 힘과 열정을 다해 한 곳에 뿌리내리는 기질, 그렇게 타고난 기질로 휘딱휘딱 변하지 않게 살아가는 일, 그렇게 푸르게, 휘청거리는 마음 다 잡을 수 있게!

나무는 햇살과 바람의 방향으로 등걸과 잔가지와 이파리를 내밀고 있는 욕심도 부립니다. 폭풍이 치고 가지가 부러지고 흙이 쓸려나가 뿌리가 다 드러나 기우뚱거리더라도 끝끝내 그 장소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혼자라는 고독을 견딜 수밖에 없으므로 한결같이 바람의 결만을 고집하는 나무, 숲에 들면 온 숲의 나무들도 기도하느라 그 덕택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나 봅니다.

정적으로든

동적으로든

한결같다, 라는 말, 의심하거나 게으르지 않아야 갈 수 있는 꾸준한 길입니다. 정말, 가슴을 열어 꿈도 꾸고 도전하고 얻고자 노력해야 되는 길이죠. 그러한 결의 모습이 한 패턴으로 나무처럼 일정하다면 사는 게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운 사람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사람은 그렇게 나무처럼 한 방향으로만 결을 지닐 수 없습니다.

사람은 그러한 결의 모습이 옹이로 패여 있기도 하고, 결대로 자라나지 못했을 수도 있으며, 무성하게 푸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한결같을 수 없음을 ‘인지’한다면, 조금의 넉넉함으로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겠죠.

특히 가족들을 그렇게 보아야 합니다. 늘 나무처럼 일정한 결대로 말하고, 웃고, 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 곁의 누가 내게 실수나 잘못을 했다면, 정말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괜찮아, 정말 괜찮아!

■ 박주희 : 본지 교육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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