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수성구 주민들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수성구 욱수골 체육공원을 찾아 어린아이를 안은 채 철봉에 매달려 있다(위쪽). 대구에서 세 번째 도전에 나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일일교사로 나선 수성구 동산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 <김문수 전 도지사·김부겸 전 의원 제공>

수성갑 출마 앞 바닥 누비기
매일 수차례 ‘조우’ 되풀이
“둘이 같이 살다시피 합니다”

홀로 다니고 서로 존중해줘
대구선 보기힘든 광경 “신기”

“하루에 몇 번 만나느냐고? 그냥 하루 종일 같이 살아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명의 잠재적 대선후보급 정치인이 동시에 출사표를 던진 ‘대구 수성구갑’. 선거가 반 년도 더 남았지만 벌써 이곳의 열기는 후끈하다.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모두 현장과 밑바닥 민심의 중요성을 아는 정치인이어서인지 일찍부터 바닥 누비기에 나섰다. 그러다보니 요즘 수성구 주민들은 길거리에서 두 사람을 자주 본다. 어디 주민뿐이랴. 두 사람 역시 하루에 수차례 마주치는 장면이 매일같이 연출된다. 그래서 “같이 살다시피 한다”라고까지 말한다. 주민들 사이에 “고산골에서 OOO 만났다” “OOO가 직접 전화번호 적어주는 명함 받았데이” “등산로에서 OOO가 혼자 가길래 막걸리 같이 한잔했다 아이가” 이런 얘기가 나온 지 한참 됐다. 그만큼 둘은 절박하다. 내년 선거는 정치생명을 건 승부처다. 이기면 화룡점정(畵龍點睛·무슨 일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한다는 의미)이요, 지면 공휴일궤(功虧一·산을 쌓아올리는 데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을 게을리해 완성을 보지 못한다는 뜻)다.

두 사람의 하루 일정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오전에는 주로 ‘공원에서 운동하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기’로 시작한다. 이어 ‘단체관광 가는 버스 출발지에서 버스내 인사하기’와 ‘경로당 방문’ ‘지자체 주관 행사 참석’ 등을 거쳐 ‘모임 참석’ ‘저녁식사 및 술자리’로 끝을 맺는다. 일정이 비슷한 데다 김 전 도지사와 김 전 의원 모두 수행원 없이 혼자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해 마주치는 일이 잦다.
김문수 전 도지사는 “공원에서도 만나고, 행사장에서도 만나고, 저녁에 술 한잔하고 지나가다가도 마주친다”며 “국회에 같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같은 당에 있을 때보다도 요즘 김 전 의원을 더 자주 만난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김 전 도지사야 원래 부지런함의 대명사”라며 “나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어 열심히 하다보니 자주 만난다”고 밝혔다.
　사적으로는 고등학교(경북고)와 대학교(서울대) 선후배인 만큼 둘의 관계도 자연스레 친밀해지는 모양새다.
　이들의 한 측근은 “(두 분이) 현재는 경쟁자지만 자주 만나다 보니 요즘은 사석에선 편하게 대화한다”고 말했다. 한 토크콘서트 참석과 관련해 두 사람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김 전 의원이 “형님, 왜 그런 행사에 나간다고 했어요?”라고 묻자 김 전 도지사는 “나는 니가 나온다고 했다길래 어쩔 수 없었다”고 서로 타박하더라는 것이다.　
수성구갑 지역 주민들도 이들의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의 한 식당 주인은 “얼마 전에도 가게 앞에서 김 전 도지사와 김 전 의원이 마주치는 것을 봤다”며 “대부분의 주민들은 총선이 7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참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해민씨(여·38)는 “지나가면서 주민들께 인사하는 두 분을 뵌 적이 있는데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대구에서는 신기한 광경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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