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본포양수장에도 유입돼
조류유입방지막 제역할 못해
경보 ‘출현알림’ 56일째 지속

추분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낙동강 본포양수장 일대가 푸른 하늘 아래 녹조로 뒤덮여 있다.<리강영뉴스닷컴>
추분(秋分)을 하루 앞둔 22일 창원시 의창구 북면 본포양수장.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적당히 따뜻한 가을 햇볕, 다리 아래 잔잔하고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까지. 멀리서 바라본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았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녹조 실태= 이날 오전부터 본포양수장 생태보도교 양 옆으로 설치된 분사 노즐에서는 물이 쉴새없이 뿜어져 나왔다. 물은 강 표면에 짙게 깔린 녹조띠 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미 녹조는 강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어 호스에서 분사되는 물만으로 녹조를 흩뜨려 모두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물이 진한 녹색을 띠게 하는 남조류는 일사량이 많고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주로 창궐하고, 기온이 낮아지면 소강상태를 보인다.

그러나 이미 가을에 접어든 최근까지도 녹조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강물의 흐름이 잠잠해질수록 강 가장자리의 녹조띠는 색이 짙어졌고, 가장자리에 쌓인 흙 곳곳에도 초록빛의 녹조찌꺼기가 남아 있었다. 상대적으로 물 흐름이 빠른 강 가운데에도 군데군데 녹조가 피어있었다.

녹조는 낙동강 물을 끌어다 농업용수 등으로 쓰는 본포양수장까지도 세력을 확장했다. 부유조류가 취수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조류유입방지막이 무색하게 이미 안쪽에도 조류가 무성했고, 일부는 취수구를 통해 빨려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남조류 일부 종에서는 간 질환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시스틴 등 독성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인 놓고 이견= 이처럼 때늦은 녹조의 원인을 두고 환경단체와 관계기관의 입장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면서 유속이 급격히 느려지고 수질이 악화돼 자정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며 “녹조 현상을 줄이기 위한 펄스형 방류나 조류경보제 역시 근본적인 해결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오후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개최된 ‘제12차 낙동강 수질관리협의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가을 가뭄으로 인해 강 상류의 안동댐 등에서 방류량이 급격히 줄고, 한 낮의 기온이 여전히 높은 것”을 녹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조류경보제 시범 운영 낙동강 창녕함안보 유역(상류 12㎞ 지점)에는 지난 7월 28일부터 조류경보제의 가장 낮은 단계인 ‘출현알림’이 발령돼 56일째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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