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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산물특화시장 갈등조정을 통해본 공복(公僕)의 자세위민(爲民)정신이 없는 공복은 탐관오리와 다를바 없다.
김영일 기자 | 승인 2019.10.22 17:02

140일째 노숙농성중인 상인회원들, 여수시는 이들의 존재도 잊어 버린듯 하다. (사진:리강영뉴스닷컴)

 중국 송나라 시대에 범문공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직 관직에 나아 가기전 어느날 관상쟁이를 찾아가서 자신이 재상이 될 수 있을련지 물었다. 그러자 그 관상쟁이는 그의 관상을 보더니

‘당신의 관상은 재상감이 아니오.’

라고 하였다. 그러자 이에 실망한 범문공은

‘그럼 의원은 될 수 있겠오?’

라고 물었다. 그러자 관상쟁이가 물었다.

‘ 왜 재상을 원하는 자가 의원이 되려하오?’

당시만 해도 의원은 천한 직업에 속했다. 그러니 재상이 되기를 원하는 자가 의원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 의아했던 것이다. 그러자 범문공이 답했다.

‘내가 재상이 되어 도탄에 빠진 백성을 도우려 했는데 재상이 될 수 없다 하니 의원이 되어 백성을 도우려 하오.’

하더란다. 그러자 관상쟁이가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의 관상은 재상이 될 수 없으나 심상을 보니 능히 재상이 될 수 있겠오.’

이후 범문공은 재상이 되어 20년 동안이나 백성을 위해 헌신하였다 한다.

지분등기 문제로 시작부터 삐꺽거리던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의 주식회사 측과 상인회측의 분쟁이 벌써 십 여년이 지났다. 상인들이 주식회사에 의해 단전단수를 당하여 시장에서 쫒겨 나온지도 1년이 지났고 기약 없이 시청건물 아래에서 노숙농성에 들어 간지도 140여일이 지났다. 그러나 수산물 특화시장의 문제는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장님이나 여수시 공무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한 두번씩 찾아오던 정치인들의 발길도 끊긴지 오래다. 다만 주종섭 시의원과 민덕희 시의원이 찾아와 위로하며 시의회에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따름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문제의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임시점포였고, 여수시는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수시는 상인회 측에 임시점포를 내 줄 의사는 없는듯하다. 

‘우리는 분쟁조정안대로 갈 뿐입니다.’

익명의 시관계자는 말한다. 올초 권오봉 시장은 특화시장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분쟁조정시민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시민위원회는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숙의하여 분쟁조정안을 권고사항으로 내 놓았다. 그리고 이 분쟁조정안에 대해 주식회사와 상인회 측은 수용하겠다고 밝힌적이 있었다. 여수시가 말하는 분쟁조정안은 이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여수시는 분쟁조정안대로 갈 것이기 때문에 임시점포는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여수수산시장이 불이 났을때 급하게 임시점포를 만들어 생계대책을 만들어주던 주철현 전임시장때와는 비교가 되는 행정태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여수시의 주장과는 달리  분쟁조정안대로 해결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 왜 그럴까?  여기에는 두어가지 이유가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여수시는 분쟁조정안에 대해 상인회의 주장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이다.

여수시가 분쟁조정안대로 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먼저 쟁점이 되는 분쟁조정안을 살펴보자.    

.............전략

첫째, 주식회사는 현재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일부 상인들, 특히 상인회와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상인들에 대한 선별적 적대조치를 중지하고 상인들이 지불해야하는 관리비 및 공과금 원금(연체료, 연체이자 제외)이 정당하게 지불되거나 상계 처리될 수 있도록 우선 조치하고, 이러한 비용의 지급이 1개월 이내에 이루어질 경우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상인들이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할 수 있도록 수산물 특화시장 내 점포나 아케이드 점포에 입주시키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관리비 및 공과금과 관련한 주식회사와 상인간의 분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법원 판결결과에 따라 채권, 채무관계를 처리하도록 권고한다. 만일 판결결과에서 해수요금 및 연체료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해수요금은 인근의 시장에서 적용되는 해수요금을 평균한 요금을 적용하도록 하고, 연체료는 2018년 4월 11일에 재편한 주식회사의 정관 제51조(연체율)에 따라 적용할 것을 권고한다.

둘째, 상인회는 주식회사가 부과하는 관리비 및 공과금 원금(연체료, 연체이자 제외)을 우선 지급하고, 관리비 및 공과금과 관련한 주식회사와 상인간의 분쟁으로 현재 진행중인 소송은 법원 판결결과에 따라 채권, 채무관계를 처리하도록 권고한다.

... 하략

분쟁조정안은 관리비와 공과금을 먼저 지급하고 들어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래서 여수시도 상인회측에 먼저 이 공과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주식회사측에서 제시한 공과금(전기세,수도세)을 상인회측에서는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여수시는 상인회에서 조정안을 받아 들이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며 이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상인회측에선 조정안을 거부한 것일까?  지난 6월 28일 분쟁조정권고안이 발표되지 상인회는 기자회견을 통하여 분쟁조정안에 대한 조건부 수용을 다음과 같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바 있다.

‘..... 전략   

상인회의 분쟁조정안 수용인터뷰 -상인회원들은 정당하게 산출된 공과금내역서를 요구하였다.(상인회 제공)

첫째 상인들이 정당하게 지불해야 하는 관리비 및 공과금 원금이 어떻게 고지되어지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를 먼저 시에서 결정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권고안에 따르면 한 달안에 정당하게 공과금이 지불되어야 하고 따라서 이 권고안이 나온지 한 달 이내에 점포로 들어가기 위해 일정상 10일이내(7월 5일 이내)에 공과금 내역서를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내역서는 여수시에서 고지서를 공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셋째 만일 십일이내에 공과금내역서가 공증되지 못한다면 이것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주식회사 측에서 부당한 공과금을 요구할 것이 자명한 것이므로 여수시에서는 십일 이내에 임시점포로 갈 수 있는 길도 병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현상인회가 시장내로 들어갈 경우 장대표가 다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단전단수를 행하지 못하도록 여수시가 공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하략 ‘

이 기자회견에서 상인회측에서는 공과금 내역서가 공증되어야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것은 주식회사측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또다시 자의적인 방식으로 공과금 내역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수시는 공증되지도 않는 주식회사측이 제시한 내역서를 상인회에 드밀었던 것이다.  그러면 이 주식회사가 내민 내역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상인회원중의 한분인 박찬숙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박찬숙씨는 공과금과 관련하여 대법원에서 최종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금번 공과금 산출에서 주식회사는 정찬숙씨에게 3000만원을 부과하였다.  그런데 여수시는 1300만원을 납부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대법원의 판결은 어떠했을까? 대법원에서는 오히려 정찬숙씨가 440만원을 과납했으니 돌려 받으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 사람의 공과금 부과에서도 이토록 내용이 달랐다. 이에대해 생계대책위원장인 김진수(현 여수지역구 민주정의당 위원장)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김진수위원장(민주정의당 여수지역구위원장)

.' 정당한 공과금이란 정해진 것입니다. 즉 사용한 만큼 내는 것이지 임의로 조절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영수증만 확인하면 바로 확인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시는 이러한 기초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채 주식회사에서 부과한 내역서를 상인회에 드밀었던 겁니다. '

20여명의 상인회원들은 정찬숙씨와 똑같은 위치에 있다. 그런데 정찬숙씨에 대한 공과금 부과가 잘못되었다면 다른 상인회원들에 대한 공과금 부과역시 잘못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왜냐하면 이들의 공과금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틀리면 전체가 틀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수시는 상인회원들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임의로 주식회사에서 제출한 공과금 내역서를 드밀고는 상인회원들이 거부했다고 했던 것이다. 참으로 해괴한 논리이다.

사실 상인회측에서는 조정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공과금을 요구했다. 즉 자신들은 이미 한전과 여수시 수도과에 공과금을 냈다. 그러면 그리고 영수증까지 제출했는데 왜 영수증은 살펴보지도 않고 주식회사에서 제출한 내역서를 가지고 공과금을 내라고 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상인회에서 여수시가 주식회사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인 것이다.

둘째로 여수시는 분쟁조정안을 자의로 해석하고 있다.

분쟁조정안 세 번째 항에서는 만일 이조정안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양측의 집행부를 새로 임명하고 조정안을 제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즉 이 말은 어느 한쪽이라도 이 조정안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양측의 집행부 현주식회사측의 장대표와 상인회의 유웅구 회장을 다른사람으로 대체하여 조정하라는 권고이다.  그런데 이렇듯 공과금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여수시는 셋째항의 권고에 따라 양집행부를 해산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며 더 나아가 아케이드의 30억 에 대한 세무조사를 의뢰하여야 했다. 그러나 여수시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무슨 연유로 여수시는 셋째항의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것일까?

‘비록 상인회측에서는 권고안을 따르지 않지만 주식회사측에서 권고안을 따르겠다고 하기 때문에 셋째항으로 갈 이유가 없습니다. ’

익명의 시관계자는 말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주식회사에서 제시한 공과금 내역서를 주식회사에서 거부할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데 한쪽(주식회사)에서는 수용한다고 했으니 권고안 거부가 아니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논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분쟁조정시민위원중의 한분에게 의뢰한 결과 한쪽에서 거부한다면 그것은 거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답한다. 즉 셋째항부터 다섯째항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수시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여수시는 이토록 철저하게 주식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일까? 분노보다는 차라리 이상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2019년 9월 14일 ‘호남투데이’의 ‘유튜브방송’에서 장대표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 수산물특화시장은 2003년 3월 25일 주주 205명으로 발기하여 당시에 여수시장, 도의원 그리고 시의원들이 참여하여 발기가 되었던 주식회사 시장입니다.....’

혹시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것이 여수시가 주식회사가 제출한 공과금 내역서만 펼쳐들고 있는 것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상인회는 매주 수요일과 주일오후에 문제 해결을 위해 예배를 드린다. (사진제공: 상인회)

결국 분쟁조정시민위원회의 조정안은 별 의미 없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는 주식회사에서 제출한 공과금을 상인회에서 내고 특화시장에 들어가던지 아니면 말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상인

회를 위해 임시점포를 열어줄 생각은 전혀 없는듯 하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상인회원 중 대법원에서 승소한 박찬숙씨의 변재를 위해 법원은 특화시장의 법인통장을 압류하였고 장대표의 사무실 유채동산은 경매에 처해졌다. 

10월 17일 특화시장에 집달관이 경매를 집행하기 위해 나타났다. 그런데 주식회사는 쇠사슬과 열쇠로 사무실 입구를 폐쇄시키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마치 몇 년전 상인들이 장부를 보여 달라고 하자 장부를 들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듯이.....  그런데도 여수시는 여전히 주식회사가 제출한 공과금 내역서만 펼쳐들고 있다. 상인회원들이 시청 건물아래에서 노숙농성을 한지 140여일이 지났는데도 상인회의 안위에 대해선 관심도 없이 말이다.

경매집달관이 도착했을때 특화시장의 장대표사무실은 자물쇠와 쇠사슬로 잠겨 있었고, 직원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사진제공: 상인회)

범문공이 재상이 되고자 했던 것은 백성을 잘 돌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애민(愛民)정신이다. 그러나 당시에나 지금이나 이러한 마음으로 공복의 자리를 찾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생계기반을 마련하여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싶기 때문이리라. 어찌 그것을 탓할 수야 있겠는가? 그러나 공복이라면 최소한의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위민정신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상식적인 법치(法治)고 덕치(德治)이다. 그러나 여수시의 특화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에서는 이러한 위민정신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때 공복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애민정신이 없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공복은  백성들로부터 위임받은 권위를 자신의 권위로 생각하게 되고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권위에 순종할 것만을 요구하게된다. 그럴 때 자신이 가진 권위는 위민(爲民)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것이 된다. 그런 공복이라면 뇌물을 주고 벼슬을 사서 수탈을 일삼던 조선의 탐관오리들과 다를 바 무엇이겠는가?  특화시장의 문제해결에 있어서 범문공과 같은 심성(心性)을 가진 공복이 그립다.

김영일 기자  kkadang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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