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2015년 제3회 시민원탁회의에 참석한 시민들이 교통사고 줄이기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지난해 대구에서는 1만4천5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로 환산하면 118.2건, 전국 2위다.
이런 불명예를 극복하고 교통사고에서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달 2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400여명의 시민이 ‘시민원탁회의’ 테이블에 앉았다. “누가 해주겠지”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 대구를 ‘교통사고 전국 2위 도시’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자리다.
이날 회의에 앞서 대구시가 시민 3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1%는 대구 교통사고의 원인을 ‘시민의식 부족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시민원탁회의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섰다. 대구시와 교통 관계기관이 나서 계도와 단속을 강화할 경우 교통사고를 일정 수준까지는 줄일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 시민이 스스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을 자각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대구 시민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원탁회의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9월7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는 ‘2030년 도시기본계획-시민이 꿈꾸는 대구’를 주제로 500여명의 시민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시민원탁회의를 열어 자신이 살고 싶은 도시의 기본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보다 앞선 5월11일에는 400여명의 시민이 대구학생문화센터에 모여 ‘대구축제’에 대한 생각을 쏟아냈고, 대구시는 이러한 시민의 생각이 대구축제가 좀 더 성공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원탁회의도 대구 시민 속에 점차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도입 당시만 해도 시민 관심이 적었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우려 대부분이 사라졌다.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지만 도입 2년 만에 시민이 자발적으로 대구 시정에 참여하고 시정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다. 남녀노소는 물론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면서 세대 통합과 소통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원탁회의는 공무원이 돕는 역할만 할 뿐 운영과 주제 선정 모두 시민이 자발적으로 하는 시민 주도형 회의”라며 “그런 덕분에 시민의 관심이 높아졌고, 회의 시작 후 자리를 뜨는 시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민원탁회의는 의견이 다른 시민간 상호 조정을 통해 대구 현안과 미래를 결정하는 협치모델이다. 앞으로 정부 3.0을 넘어 정부 4.0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 핵심은 협치”라며 “시민원탁회의는 협치의 한 모델로, 대구시 관련 문제를 시민이 함께 토론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결정된 일에 대한 책임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오는 22일 오후 7시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청년이여, 대구를 말해봐’라는 주제로 올해 4번째 시민원탁회의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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