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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리포트] 적개심 조장하고 가짜뉴스 유포하는 목사들과 ‘거리 두기’
리강영뉴스닷컴 | 승인 2020.08.30 11:53

(서울) 리강영뉴스닷컴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회 측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라고 비판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한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회 측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라고 비판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한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뉴스1

최근 2주간 바이러스 공포를 호소하는 제보가 계속 이어졌다.

A씨는 “우리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의 장로와 권사들이 전광훈 씨가 주최하는 집회에 다녀왔다”며 “그 사실을 목사가 미리 알고도 주일 예배에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청년이 집회 참석자에게 검진을 받게 하고 교인들에게 검진 판정 결과를 고지할 의무가 담임 목사에게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담임목사는 ‘일단 지켜보자’고 하더라.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께서 아이를 봐주시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게 이 교회만의 문제겠느냐”고 말했다.

B씨는 자신이 얼마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던 빵집 사장이 광화문 집회에 다녀오고도 검사를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그는 “사장은 평소 선거철마다 기독교당을 뽑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교회에 다녔고, 목사의 말이라면 맹신을 하는 모습이었다”며 “신앙을 갖는 건 자유지만 지금과 같은 시국에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이고,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사람인데,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 사장과 대화할 때 평소에도 ‘천국 가니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게 그렇게 무서운 말인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전광훈 씨가 4월 20일 보석으로 풀려난 후 수시로 열어온 전국단위의 집회에 참석했거나,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도 검사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자, 방역에 협조한 후 맘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시사한 목사의 사례, 담임목사의 동원령에 부목사와 교인들이 줄줄이 광화문광장에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는 사례, 교회발 바이러스가 문제가 됐는데도 매주 꼬박꼬박 2시간씩 성가대 연습을 한다는 교회.

제보자들은 답답했는지 의료인이나 방역 당국이 아닌 내게 괜찮은 것이냐고 묻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갖는 두려움을 탓할 수는 없어 보인다.

 

두려움과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

“광화문 다녀온 게

뭐 죄인이야?”

그런데 불안함을 느끼는 건, ‘바이러스는 정부의 조작이고 테러’라고 믿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도주하고 방역 요원에게 침을 뱉고 ‘투쟁’ 모드로 맞서는 사람들에게도 나라가 공산화될 것이란 두려움이 그 어떤 것보다 강하게 작동하는 듯하다. 이들에게서 주로 보이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면, 분노와 적개심이다.

가짜뉴스가 공유되는 SNS 채팅방에서는 분노심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내가 처음으로 문제의 카카오톡 채탕방에 들어가게 된 건 2016년 경이었다. 한 교인의 초대로 들어가게 된 채팅방에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과격한 언어와 ‘하나님’, ‘예수님’, ‘십자가’란 단어가 함께 등장하고 있었다. 온종일 누군가를 때려 부수고 죽이자면서 그것이 신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평화나무 설립 추진을 시작하면서 “개신교가 IS처럼 가고 있는데 두고만 보겠냐”고 했던 말을 백번 공감하고 외면할 수 없었던 이유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인 전광훈 씨를 11일 재판장에서 만나면서 나 역시 검진을 받았는데, 보건소에도 15일 열린 ‘8.15 국민대회’ 집회 참석자가 꽤 있는 듯했다. 일부러 이분들을 찾지 않아도 티가 났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자꾸 화를 내고 계셨기 때문이다.

한 어르신은 혼잣말로 “광화문 다녀온 게 뭐 죄인이야?”라면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리고 계셨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지자체에서 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셨는데, 거기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구청에 ‘이 사람 광화문 다녀왔다’고 고자질하는 바람에 받고 싶지 않은 검사를 받으러 오게 됐다는 얘기였다. 어르신은 연신 “이렇게 고자질하는 게 벌써 공산국가 아니냐”고 화를 토해내셨다.

극우집회 참가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15 국민대회 집회중 경찰이 세워놓은 바리게이트를 넘어 도로로 나오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극우집회 참가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15 국민대회 집회중 경찰이 세워놓은 바리게이트를 넘어 도로로 나오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뉴시스

‘어르신 혹시 모르니 검사받고 건강하신 거 확인하면 더 안심도 되고 좋잖아요?’라고 말해도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은 전교조에게 교육을 받아서 모른다”면서 더 분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에도 전라도 놈이 있다. 사위가 전라도 놈”이라며 “내가 애들을 봐주다 보니 거의 매일 보는데 말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망상적 사고 심은

가짜뉴스의 위력

“아내는 전광훈을

이 시대 선지자요,

자신들은 3.1운동을

한다고 믿었다.“

이들에겐 관계망상적 사고가 오래도록 주입돼 왔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이를 ‘국치일’이라고 하면서 1938년 9월 9일 서문밖교회에서의 장로교의 신사참배 결의를 연결시키는 가짜뉴스가 일부 교회들을 중심으로 돌았다.

단지 9월 9일 날짜가 같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연결한 주장이었다. 논리도 상식도 없는, 음모론에 불과했지만 어떤 횡설수설도 목사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추종자들에게는 신념이 됐다.

평화나무를 통해 지난해부터 괴로움을 호소하던 한 교인은 “내가 다녔던 교회는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브 채널을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보여주고 교인들을 선동했다”며 “아내는 전광훈을 이 시대 선지자요, 자신들은 3.1운동을 한다고 믿었다. 아내의 가족들도 내게 ‘사탄마귀 짓’한다고 했다. 그래서 매일같이 싸우고 화평했던 가정이 불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강단에서 그 귄위를 이용해 교인들을 선동하는 모습에 분개해 교단마다 연락해보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한결같이 ‘왜 연락했느냐’를 투였다”며 “오히려 교단의 문을 두드린 내가 바보같다”고 말했다.

상대를 설득할 논리나 상식이 없더라도 목사란 타이틀이 갖는 경외감을 이용해 온 한국교회 일부 강단의 폐해가 코로나와 함께 폭발한 모습이다.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뉴스1

신앙’을 내세워

대면 예배를 고집하면서

사람들을 불안으로 내모는 건

종교가 아니다.

분노와 적개심을

자양분으로 삼는 것은

개신교가 아니다.

오늘(30일)도 대부분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드리지만, 일부 교회들은 ‘예배는 생명’이라며 예배를 강행한 듯하다.

이들은 오늘도 무수히 많은 방해를 무릅쓰고 안전한 방주에 올라탔다며 안심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 국면에서 ‘신앙’을 내세워 대면 예배를 고집하면서 사람들을 불안으로 내모는 건 종교가 아니다. 분노와 적개심을 자양분으로 삼는 것은 개신교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가짜 메시지를 내는 목사들과 거리 두기를 해야 한국교회도 살고, 한국 사회도 살 수 있지 않을까.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자주 하던 말을 인용해 본다. 탈출은 지능 순이다.

◆ 본 기사는 평화나무에 게재된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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