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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있는 일 나누고 살자.
리강영뉴스닷컴 | 승인 2016.02.07 12:42

 주변을 살펴보면 유독 남에게 신세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일은 아무리 어려워도 남의 도움 없이 혼자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결코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독립성이 높다고 칭찬하며, 각자 자기 일을 주변에 신세 지지 않고 알아서 해내면 좋은 세상이 된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실은 전혀 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창조적 혁신을 가로막게 된다.

진짜 가치 있는 일치고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고독한 천재들의 탁월한 재능이 만들어낸다고 흔히 알고 있는 혁신적 예술작품의 실제 창작과정을 보면 이런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뛰어난 예술작품은 예외 없이 영감과 지식을 제공한 스승,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동료들, 창작과정을 돕는 조수,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후원자, 끝없는 발전을 자극하는 평론가, 그리고 관객들에게 연결해주는 중계자의 도움으로 세상에 탄생했다. 따라서 최근 학계에서는 개인 ‘예술가’가 아니라 예술가를 포함한 다양한 조력자의 공동체인 ‘예술계’가 진정한 창작자라고 주장한다.

기업경영에서도 서로 신세 지고 도와주며 같이 어우러져 일하는 사람간 협력에 의해 창조적 혁신이 창출된다. 당대 세계 최고 기업인 구글은 조직 내외부의 모든 경계를 넘어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개방적인 협력이 구글식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자기 사무실에 틀어박혀 혼자서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을 가장 경계한다. 개봉한 모든 영화를 히트시키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전설 픽사는 아예 창조성은 뛰어난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집단의 공동 프로젝트라고 선언한다. 따라서 픽사는 모든 구성원이 수시로 서로 마주치며 조언과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카페나 화장실과 같은 필수 시설들을 건물 한가운데에 다 모아놓았다. CEO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테슬라와 같은 세계 최고의 기업은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와 같은 출중한 비전과 역량을 가진 개인 CEO 덕분에 급성장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들과 팀을 이루어 이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 조력자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이렇게 볼 때 어떤 일을 하는 방식에는 각자 자신만의 동굴에 들어앉아 혼자서 모든 필요를 해결해 나가며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고요히 살아가는 ‘동굴형 인간’과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뒤섞여 서로 도와주고 또 도움을 받아가며 왁자지껄 살아가는 ‘장터형 인간’이 있다. 물론 동굴형 인간도 나름대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는 있으나 그 결정적 한계는 각자 자신이 가진 자원과 역량의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장터형 인간은 혼자서는 불가능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두레나 품앗이, 향약, 계 등과 같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일하는 방식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전형적인 장터형이었다. 그러나 급속한 근대화와 서구화 과정에서 서로 상관하지 않고 각자 자기 힘으로 자기 일만 철저하게 챙기는 것이 선진사회라고 착각한 왜곡된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장터형 공동체가 파괴되어버렸다. 한자의 사람 인(人)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인간은 본성적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존재다. 가족과 이웃간에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심지어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도움을 받고, 도우며 사는 것이 인간의 본분인 것이다. 따라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데 인색한 것은 인간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이고, 자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 주변에 손은 내밀지 않는 것도 인간의 본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종의 교만이다. 따라서 살아가다 너무 힘든 일을 만나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은 결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저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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