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구나!” 이 말의 어원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수 세기 동안 햄릿의 이 말은 사회 다방면으로, 개인 간 대화에서 아주 많이 인용해 왔죠.

저는 오늘 이 말을 ‘존재(being)냐, 두려움이냐(fear)?’이란 말로 환치해 보았습니다. 실상 저는 제 주위 분들에게 코로나는 장기전임을 상기시켜 왔기에 현재 코로나 상황도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묵묵히 견딘다면 어떤 돌파구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있어야 하겠죠. 미래 언젠가 의학이 병을 통제하고 모든 병을 치료하리라 믿는 저는 이 코로나가 인류 마지막 판데믹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하니까요.

오늘날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코로나 치료제만 발견할 수 있다면, 인류는 덤으로 암과 모든 질병의 단서를 얻으리라 믿는다면. 안될까요?

사람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한 중학생의 예를 들어 볼께요. 학교 다녀오면 문 닫고 들어가 가족과 소통하는 시간을 거부하거나 아예 밥만 먹고 잠만 자는 하숙생 같은 아이, 이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는 걸까요?

아니겠죠. 이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가 느끼고 있을 두려움이나 혼란의 감정은 여러 가지이겠죠. 진로문제거나, 성적 때문이거나, 친구 문제이거나, 등등 답답해서 자꾸만 아이를 찌르죠, 말하라고, 제발 말하라고!

이런 경우는 그냥 기다려 주는 게 답입니다.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하죠. 존재감이란 느낌입니다.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 내가 나다움을 느끼는 감정, 희망이 퐁퐁 샘솟는 기쁨과 열정입니다. 존재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쁨’입니다.

엄마다움을, 아빠다움을 내려놓으세요. 아이들의 사소한 반란의 원인이 바로 그 엄마다움과 아빠다움에 있기에, 대신 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게 기쁘게 사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어느새 쭈빗거리면서 스스로 말을 걸어올 겁니다.

아이들은 백 마디의 꾸중보다 한마디의 칭찬을 듣고 싶어하죠.

사랑 받고 싶어 합니다.

무슨 말을 하면 노려보는 딸, 말대꾸도 없이 자기 방에 처박혀 있는 아들, 혹시 눈치를 보는 자신들을 은폐하려는 수작질일수도 있으니까요!

네, 두려움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 대부분 이들은 눈치를 보게 됩니다. 존재감이 행동으로 나타날 때에는 기쁨으로 표현이 되죠. 오늘이라는 시간을 0이라는 선상에 놓고 본다면 +,- 로 시작하는 이 기쁨과 눈치보기라는 말들을 더욱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기쁨이냐, 눈치 보기냐, 그것이 문제구나!‘

우리 각자의 자존감 문제이기도 하죠. 그 자존감 좀 낮으면 어때요! 괜찮아요. 억지로 웃어서라도 기뻐하세요. 기뻐한다는 건 내가 나답다 라는 겁니다.

내가 나 다 워야 나 다음도 있는 겁니다!

◆ 박주희 본지 교육문화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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