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혁림 作 "만다라' 견본

‘색채의 마술사’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고 전혁림 화백.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들며 통영의 자랑으로 추앙받는 고 전혁림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예술제가 오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30일간 통영 일원을 비롯한 김해와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다.

경남도와 통영시가 주최하고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예술제는 21일 전혁림 거리 선포식과 화비 제막식에 이어 개막식을 갖고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23일에는 통영RCE 생태관에서 통영을 비롯한 전국의 시인 30여명과 화가 20여명이 참가하는 기념 시화전이 열리며 기념제 기간 중 통영시내 일원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이어진다.

또 김해문화의 전당에서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유족 소장품 등 전 화백의 대표 작품 66점이 전시되는 전혁림전이 열리며 9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이영미술관에서 전혁림 탄생 100주년 기념전과 학술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예술제 마지막 날인 8월 20일에는 고인의 이름을 딴 미술상과 청소년 미술상 시상식이 열린다.

故 전혁림 화백

전혁림미술상은 국내 30~50세의 서양화 현역 작가 중 1명을 선정해 1500만원의 상금을 주며 현재 3기째 운영 중인 전혁림청소년아카데미 학생 중 초·중·고 1명씩 3명을 선발해 청소년미술상을 시상한다.

이번 기념예술제에는 4년간 미술관에 보관 중인 화비를 다시 설치하는 뜻깊은 행사도 함께 열린다. 21일 예술제 개막식 직전 4년 전에 주민들과의 마찰로 철거됐던 화비를 통영시 봉평동 전혁림 미술관 입구에 재설치한다.

화비는 현대미술의 거장, 색채의 마술사라 불려온 전 화백을 기리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건립기금을 조성해 지난 2011년 봉평동 당산나무 아래 설치됐다. 하지만 자리를 잡은 지 두 달도 안 돼 화비로 인해 당산나무가 훼손됐으며 주민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주민들이 이전을 건의, 철거돼 전혁림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통영시는 지난 6월 전혁림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념사업 본격 추진에 들어갔었다. 위원장은 강수성 통영문인협회 고문, 부위원장은 김이환 이영 미술관장과 서유승 한국예총 통영지회장이 맡았으며 전 화백의 아들인 전영근(57)씨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고 전혁림 화백은 1915년 7월 29일 통영군(지금의 통영시) 무전동 478에서 태어났으며 독특한 색감으로 한국 추상화를 개척한 원로 서양화가다. 1949년 제1회 국전에 입선한 뒤 통영과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통영의 바다를 연상케 하는 청색 등 전통적 오방색을 주로 썼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뽑혔으며 2005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의 전시를 관람하고 가로 7m×세로 2.8m의 초대형 그림 ‘통영항’을 구입, 청와대 인왕홀에 전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백은 90세를 넘겨서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지난 2010년 5월 25일 향년 96세로 작고했다.

통영 봉평동에 자신이 30여 년간 살던 집을 헐고 2003년 5월 전혁림미술관이 개관했으며 그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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