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난 2011년 정부도 서명한 전라북도와의 새만금투자 MOU를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전북도와 도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새민금 개발청이 발표한 새만금 개발 조감도

전라북도 지역 언론인 전북일보에 따르면 삼성은 ‘새만금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전북도에 최종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일보는 전북도 고위 관계자가 29일 “최근 삼성의 상무급 임원이 도청을 찾아와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알려왔다”며 “내수 부진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뉴스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투자 무산에 따른 대안으로 전북도가 제시한 새만금 바이오식품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투자 무산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삼성의 새만금 투자 무산이 확정되면서 책임소재와 후속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삼성의 새만금 투자를 골자로 한 이행각서(MOU)가 5년을 끌어온 뒤 최종 ‘삼성의 투자 포기’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태는 삼성그룹이란 하나의 기업이 새만금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종결될 사안이 아니다. 즉 삼성 투자 무산 사태는 한·중 경제장관 회의로 진전된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 개발 촉진이란 호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새를 일으킨 것이며, 이는 향후 새만금에 다른 기업을 유치하는데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 무산의 책임소재를 두고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새만금 신재생 에너지사업 MOU 체결의 진실을 전북도민에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는 특별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치적 문제를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전북도의회는 오는 7월 삼성의 새만금 투자협약 양해각서 이행 무산 등을 조사하는 특위를 꾸릴 계획이다.

정 의원은 이 성명에서 “삼성그룹에 대해 투자계획을 철회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삼성의 투자 MOU는 법적 강제성은 없는 것이지만 굴지의 대기업이 공식적 공개적으로 전북도민 앞에 한 약속이라는 점은 기업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에 비춰 그 무게가 비할 데 없이 크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전북도와 도민은 지금까지 삼성의 새만금 투자계획을 믿고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왔다”면서 “삼성의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새만금지역 투자 활성화 및 지역 경제 발전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전북도민들의 심경을 전했다.

한편 특위 구성을 제안한 전북도의회 양용모 의원은 29일 “전북도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식으로 투자 계획을 철회할 수 있느냐”며 “180만 도민을 우롱하고 욕보인 삼성과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2011년 전북도와 국무총리실, 삼성은 오는 2021년부터 204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새만금에 풍력발전기·태양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총 23조원 규모의 투자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었다. 하지만 ‘태양광산업’을 추진한 삼성의 신사업추진단이 이후 해체되고, 새만금 투자 계획은 물론 투자 일정 등도 마련되지 않아 투자의 진위 논란이 일었다.

이에 금년  3월에는 전라북도가 삼성그룹에 공문을 보내 새만금 관련 투자협약 양해각서의 이행 여부를 질의했지만 삼성 측은 ‘20대 총선 이후에 상의하겠다’는 답변만 보내왔다. 그리고 29일 삼성의 투자철회가 공식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전북도는 어떤 식으로든 '출구전략'을 마련하려 하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강영뉴스닷컴 리강영 대표기자  webmaster@shina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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